가톨릭교회는 복음적 가치관에 따라 언제나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왔다. 한국교회 역시 오래전부터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사회사업 활동을 전개해 왔는데, 그 본격적인 시작이 인성회(仁成會)이다.
1975년 설립돼 2025년 50주년을 맞이했을 뻔한 인성회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전신으로, 교회의 대사회사업을 활성화하고 총괄하는 협의기구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교회는 한국전쟁 직후 '카리타스'를 설립했지만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짐에 따라 1970년 초부터 관련 기구의 부활 문제를 논의해왔다.
이러한 논의가 가시화된 것은 1974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이다. 이 자리에서 사회사업 기구의 부활이 원칙적으로 결정됐고, 이듬해 6월 주교회의 임시총회에서 이를 공식 인준함으로써 '인성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첫발을 떼는 순간이었다.
당시 교회 내 사회사업 관계자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나눌 게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하고 이웃사랑의 모습을 새롭게 하는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인성회는 긴급구호, 자선활동, 복지사업, 개발활동, 기타 사회운동과 의식 계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했다. 1977년에는 전국적 차원의 사순절 자선모금을 실시했고, 다음 해에는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를 주제로 한 사순절 운동을 펼쳤다.
한국교회 사회사업의 기반이 됐던 인성회는 1991년 사회복지위원회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사회복지위원회는 국내외 모든 사회사업을 관할해왔고, 1992년 공식적으로 주교회의로부터 해외원조사업을 위임받았다. 2010년 이후에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설립돼 주교회의 산하 기구로서 국제개발협력과 대북지원업무를 전담하고, 사회복지위원회는 사순시기와 자선주일 캠페인, 사회복지 관련 연구 조사, 사회복지 활성화를 위한 조정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