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ㆍ자선ㆍ복지 및 개발활동에 대한 교회 전담기구인 인성회(仁成會)는
1979년에 설립 4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일반 신자들은 물론 성직ㆍ수도자들조차
인성회의 설립목적과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인성회 육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22일 분도회관에서 열린 각 교구 인성회대표자 모임을 계기로
인성회의 성격을 재규명 하고 활동실적을 소개하는 한편 육성방안을 알아본다.
75년 6월 26일 CCK에서 개최된 주교회의 임시총회는
한국천주교회의 구호활동ㆍ자선사업ㆍ복지사업 및 제반개발사업 수행에 있어
교회를 대표하는 공식기구로「인성회」를 설립키로 하고
이 기구의 운영을 지학순 주교에게 위임하였다.
또한 주교회의는 이와 유사한 여러 사업을 수행하고
조정할 역할도 인성회에 부여함으로써
인성회는 명실공히 한국 천주교회의 사회 사목분야를 총괄하는
공식기구로 출범하였다.
인성회 설립 이전에도 교회 내에서는 개인 또는 교구단위로
이러한 사업이 끊임없이 전개돼왔고
분야별로 전국적인 단체들이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전국규모로 이들을 총체적으로 조화시키고 대표할 공식기구는 없었다.
따라서 인성회의 설립은
지속적으로 수행돼온 이러한 활동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회ㆍ경제적인 여건과 신자교육을 통해
가능성과 결실을 함께 보인 근년의「불우이웃돕기」운동은
주교들로 하여금 인성회 설립을 촉진토록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성회는 전국기구로 인준을 받은 지 1년이 넘도록
2개 교구만이 교구위원회를 조직했을 뿐
기대밖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냉담한 반응은
인성회의 성격과 설립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많은 분들이 인성회를 또 하나의 교회단체나 기구
또는 액션단체로 이해하고 있었다.
회원은 누가되며 회비는 어떻게 거출하며
어떤 활동을 직접적으로 하여야 하는 것인가를 문의하였다."
이것은 인성회 총재 지학순 주교가
인성회 교구위 설치를 위해 11개교구를 1차 순방하고
종합한 결과 보고 내용이다.
이와 같은 인성회의 인식부족은 <인성회>라는 명칭 때문에 오인된 것으로
<회(會)>라는 명칭 때문에
지금까지도 일반신자들에게 인성회가 잘못 이해되고 있다.
인성회는 일반적인 회와는 달리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수행돼오던 교회내의 모든 자선활동 등
복지사업 및 개발사업을 교구중심으로 하여
교구가 직접ㆍ간접으로 조화 조성시키고 권장시키는데 있다.
동시에 이러한 사업을 전국적인 수준에서는 주교회의가 관장,
중복을 피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인성회는 모든 신자, 모든 사람이 회원이며
모든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인성회는 77년 처음으로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순절운동>을 통해 발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사순절운동은 <인성회>가 조직된
1백여 개국 주교회의 거의 대부분이 실시하고 있는 운동으로서
사순절 동안 전교회가 신앙쇄신 운동을 벌이고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공동헌금을 하여
이 헌금을 인성회 사업에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사순절운동은 인성회 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사순절운동을 통한 신자들의 자발적인 공동헌금 참여는
인성회의 발전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친 사순절 운동 중 교육을 통해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는> 정신이 정착되어가고 있어
인성회 활동에 밝은 전망을 비쳐주고 있다.
77년 사순절운동 공동헌금은 1천6백80여만원에 달했으며
<이리역 폭발사고>, <수재민 구호> 등 긴급구호에 즉각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교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대사회사목에도 큰 수확을 얻었다.
또한 교구단위 본당단위로 구호ㆍ자선활동을 통해
인성회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어 가고 있다.
인성회는 현시점에서 볼 때 무한히 성장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 가능성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가능성이다.
그 만큼 인성회 육성을 위해 헤쳐 나갈 난관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인성회 대표자들의 모임 사회 사업가들의 견해 및 일선사목자등을 통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인성회의 조직완비를 지적할 수 있다.
교구위원회 조직은 물론 본당 인성회가 조직돼야 한다.
본당조직은 인성회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고
본당 사목위 조직 중 <봉사부>를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본당 각 단체장이 위윈이 되면 되다.
본당 인성회는 특별한 조직이 아니며
인성회 목적과 맞는 기존조직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둘째, 대사회 사목에 대한 종합적인 자료수집 및 상호정보 교환이 미비하다.
기초적이며 간략한 조사사업을 통해
교회 내 모든 사업에 대한 자료가 완비돼야만
전국적인 단위에서 효율적인 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사사업은 각 교구의 협조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완비하기가 어려운 여건이지만
특별한 노력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전문사회 사업가의 양성이다.
전문사회 사업가가 확보돼야만
앞서 지적한 기초조사 사업의 전개와 종합도 가능하며
인성회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간과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적어도 각 교구 위원회 실무자는 전문가를 채용하여야만 한다.
인성회 헌장에도 교구위원회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가 있더라도
이를 직접 관장하는 실무자가 전문가이지 못할 경우에는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문가의 채용과 양성이 시급한과제이다.
넷째, 자원사용의 전문화가 요청되고 있다.
공동헌금 및 각종 모금을 통해 확보한 제반자원을
어떻게 전문적으로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가
자원 확보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논의 되고 있다.
조사사업을 통한 기초자료와 전문가가 확보되야만
전문적인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각 교구단위의 인성회가 이러한 전문화기구로서 공신력을 획득한다면
비신자들의 모금도 충분히 유치할 수 있다.
교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가 이웃을 돕자는 운동이 점중되고 있으나
안심하고 헌금할 마땅한 기관을 찾지 못하는 현실을 감지,
이 분야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아직은 <모금>이 우선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인성회는 사순절 동안 신자들이 부담 없이 자발적으로 이 운동에 참여토록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회는 수많은 회원의 혜택을 입어왔다.
이제 우리 힘으로 우리형제를 돕겠다는 의식이 싹터있다.
이 싹을 열매 맺게 하는 인성회가 인식부족으로 지지부진 하다는 것은
깊이 반성해야할 문제이다.
아직도 인성회는 외원의 도움을 받고있다.
외원을 탈피하고 자립하는 인성회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히 일선 사목자들의 인성회에 대한 관심이 촉구된다.
본당 단위에서 이웃을 돕는 활동이 본당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크게 염려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사순절 또는 대림절 기간 동안 매주 특별헌금을 모금,
사회사목에 주력한 본당이
살림살이도 전보다 훨씬더 윤택해지고 있음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의 기사입니다. 인성회 역사에 관해서 제가 공부하고 있으면서 찾은 내용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올립니다.^^)